[박갑출의 낚시천국] 홀로 낚시 떠나는 간 큰 남자여!
제철 만난 고등어 손질 따라 맛도 제각각
즉석에서 내장 빼내고 해풍에 꼬들꼬들 말려
집에서 함께 조리해 먹으면 감탄사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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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첫 주말, 황금연휴가 낀 탓에 고속도로는 만원이다. 오랜만에 갯바위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감성돔 소식에 꾼들의 가슴은 부풀어 오르고, 간 큰 남자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주말이나 연휴에 '여시' 같은 아내와 토끼 같은 아이들 내팽개치고 낚시 가는 남자들…, 정말 간 큰 남자들이다.
간 큰 남자들일수록 '퐁생폼사'를 많이 찾는다. '돔' 아니면 고기 취급을 하지 않는다. '내가 비싼 크릴 밑밥 뿌려가며 고등어나 전갱이 같은 잡어나 잡을까?'이런 생각을 하며 '잡어'가 올라오면 그 즉시 갯바위 한쪽 구석에 휙 집어던져버리고 구시렁거린다. 결국 빈 쿨러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조사님들. 정말 볼수록 통도 크고 간도 크시다.
'잡어라도 좋다. 많이만 잡혀다오~.' 본전 생각에 크든 작든 가리지 않고 아이스박스에 집어넣었다가, 피범벅이 된 아이스박스를 그대로 아내에게 던져주고는 피곤하다는 핑계로 씻지도 않고 잠자리에 들어가는 조사님들 역시 마찬가지로 간 큰 남자들이다.
아내가 미끈거리는 고등어 머리에 칼질을 하면서 무어라 하겠는가? 처음 몇 번은 남편이 반찬거리라도 마련해 온다는 생각에 귀찮아도 비린내 참아가며 손질을 하겠지만, 어느날 아내가 '꿈'을 깨고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 인간아~ 왜 이런 걸 잡아와서 이렇게 귀찮게 만드냐?"
처음엔 이런 투덜거림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다음날 아침 아이스박스 안에 고기들이 그대로 뻘건 핏물과 짬뽕이 되어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만약 이런 모습을 한번이라도 보았다면 '간 큰 남자들이여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고 싶다.
안 그래도 혼자 재미보러 나간 남편이 미워 죽겠는데, 생선장수도 아니고 낚시만 갔다 오면 비린내 맡아가며 '괴기' 배 따게 만드는 남편이 밉다 못해 언젠가는 복수의 칼을 갈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낚시 장비며 옷에서는 낚시인들에게서만 풍기는 요상한 크릴 냄새가 난다. 씻고 말린 끝에 이 냄새가 없어질라 치면, 낚시인은 또다시 뒷골이 땡긴다며 요 핑계 조 핑계 만들어 스트레스를 풀지 않으면 큰일이나 날 것처럼 '공갈'을 친다.
처음에는 우리 남편이 밖에서 얼마나 스트레스 받을까, 저러다 무슨 일 나면 어쩌나 싶어 잘 다녀오라며 문밖까지 따라나와 마중을 해주지만, 거짓말도 한두 번이지 어느날부터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다.
무슨 핑계를 대도 낚시 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게 되고, 이런 앙탈 저런 앙탈 부리다가 나중에는 비장의 무기인 아이들까지 동원해서 발목을 잡아버린다. 아내 눈치야 두 눈 질끈 감고 감수를 할 수 있다지만, 토끼 같은 아이들의 눈치는 차마 거절 못하는 것이 세상 아빠들의 마음일 것이다.
'지극정성'이란 말이 있다. 돔 한 마리 낚기 위해 지극정성을 들이는 것보다, 가족들을 위해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기포기(산소공급기)까지 동원해 자신이 낚은 물고기를 되도록 싱싱한 상태로 집에 가져가 가족들의 피와 살이 되게끔 회 뜨고 지지고 볶아 먹이겠다는 낚시인들, 집에서는 비린내 풍기지 않겠다며 갯바위에서 고등어 배를 따고 바닷물에 깨끗이 씻어 갯바위에서 꼬들꼬들 말려 가지고 가는 낚시인들, 이런 분들은 과연 다들 간이 작은 남자들일까?
아니. 모두들 산전수전 겪어보고 어느 것이 편하게 사는 방법인가를 깨달은 현명한 낚시인들이다.
낚시의 즐거움을 가족과 함께 최대한 나누는 것. 이것이 바로 아내 눈치 아이들 눈치 보면서 도망치듯 빠져나와 갯바위에 서본들 마냥 기분 좋을리 없다는 것을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분들만의 노하우다.
고등어가 요즘 제철이다. 가을 고등어는 특히 지방이 많기 때문에 맛도 좋지만 상하기도 쉽다.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채워 신선하게 보관한 상태로 집에 가져가면 찌개나 구이를 만들어 먹을 수 있지만, 낚시인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맛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낚시인이 낚은 고등어는 어떻게 손질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고등어를 가장 맛있게 먹는 비결은 싱싱함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다. 고등어는 내장에 들어있는 소화효소 때문에 부패가 빨리 진행된다. 따라서 되도록 낚은 즉시 내장을 빼내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 귀찮더라도 갯바위에서 머리를 잘라내고 배를 갈라 내장을 뺀 다음 절반으로 칼질하여 바닷물에 씻어 말리면 '낚시인만의 고등어' 요리 재료를 만들 수 있다.
이처럼 해풍에 꼬들꼬들하게 말린 고등어는 누구나 '아!'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갯바위에서 해풍에 말린 고등어는 굽건 조림을 만들건 어떻게 먹어도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진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파는 고등어와 차별화가 된다. 아마도 이 맛을 알고 난 뒤부터는 주말이면 가족들이 먼저 나서서 낚시 가라며 등 떠밀지도 모른다. 월간 바다낚시 편집고문
# 고등어 잡으려면
고등어는 어느 어종보다 낚기 쉽지만, 그래도 남들보다 많이 낚으려면 간단하나마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고등어는 군집성이 강한 회유성 어종이므로 한마리가 낚여 올라오면 그 다음부터는 속전속결로 마릿수를 채울 필요가 있다.
또 고등어를 낚을 때는 채비를 던져놓고 기다리는 식으로 낚시를 해서는 안된다. 견제나 유인동작을 할 때 입질하는 어종이 많은 것처럼, 고등어 역시 움직이는 미끼에 빠른 반응을 보인다. 따라서 낚싯대를 가만히 들고 고등어가 물어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는, 미끼를 살살 끌어주는 방법을 사용하면 월등한 마릿수를 낚을 수 있다.
바늘도 조금 큰 고등어 전용바늘을 사용해야 올라오는 도중 벗겨지는 일이 적다. 낚시점에서 판매하는 고등어 전용 카드채비를 사용하면 한번에 많은 고등어를 낚을 수도 있다.
낚는 방법 못지 않게 낚는 장소도 중요하다.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고등어 낚시터는 감천항을 좌우로 감싸고 있는 동방파제와 구평방파제. 두 방파제 모두 수백명이 동시에 낚시해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규모가 커서, 가족단위로 나들이 삼아 낚시를 오는 사람이 많다.
부산항을 지키고 있는 오륙도 일자방파제와 영도 조도방파제도 여건이 비슷하지만,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 다소 불편하다. 다만 동방파제나 구평방파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어 좀더 편하게 낚시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 서구 암남공원 주차장도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고등어 낚시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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