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권 호래기 낚시] 찬바람 불자 돌아온 호래기, 시즌 초반이라 아직 씨알 작아
2014-12-04 [07:53:26] | 수정시간: 2014-12-04 [08:29:04] |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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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카페 '부산루어사랑' 카페지기이자 야마리아 필드테스터인 이승호 씨가 부산 기장군 일광면 동백방파제 빨간등대 아래에서 에기를 사용한 이단 채비로 낚은 호래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
다음카페 부산루어사랑(cafe.daum.net/busarurelove) 카페지기이자 야마리아 필드 테스터인 이승호 씨와 함께 기장권 호래기 탐사를 다녀왔다.
낮시간대에도 호래기가 안 올라오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조황은 밤이 좋다. 낮에 호래기 낚시가 잘되는 곳은 부산 가덕도 외양포 인근이라고 이 씨가 말했다. "가덕도는 낮에 호래기 에깅을 하는데 씨알도 굵고 곧잘 올라옵니다."
하지만 요즘 기장권은 시즌 초반부터 호래기 조황이 기본적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다고 했다.
호래기는 회로 장만해 놓으면 딱 두 젓가락질이면 한 마리가 사라지니 가능하면 많이 잡아야 하는 어종이다. 작은 체구 덕분인지 두족류 중에서도 매우 쫄깃하고 감칠맛이 있어 소주를 좋아하는 조사라면 침부터 삼킬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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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군 일광면 동백 방파제. |
바다는 장판을 깔아놓은 것처럼 잔잔했다. 동해의 그것이라고 보기엔 초라한 파도였다. 하지만 호래기 낚시를 하기에는 제격이라고 이 씨가 말했다.
가끔 바다낚시 취재를 가서 만나는 월간바다낚시 이광렬 기자가 열심히 취재를 하고 있었다. 겨울 해는 왜 그리 맥없이 지는지 금세 붉은 노을이 비치더니 이내 밤이 왔다.
붉은 등대 아래 테트라포드에 자리를 잡았다. 이미 호래기 낚시를 하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아직 조황은 없는 듯했다. 이 씨가 집어등을 켰다. 푸른 집어등이 발아래를 비췄다.
집어등은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를 모이게 해 결국 호래기도 모으는 효과가 있지만, 물고기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고개를 한껏 구부려 발아래를 보게 했다.
■조류가 살아나야
테트라포드는 얼키설키 파도를 막기 위해 설치됐지만, 잘 살피면 은근히 평평한 공간이 많다. 하지만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밝은 낮부터 주위 지형을 잘 살펴야 한다. 탈출로도 잘 확보해 놓아야 어두운 밤 철수를 할 때 미끄러져 다치는 일이 없다. 간혹 미로 같은 테트라포드 사이를 지나 겨우 항구로 빠져나오면 안도의 한숨이 먼저 터져나올 때가 있다.
낚시꾼의 욕심은 그 끝을 알지 못하여 높이 30m가 넘는 거가대교 초입 직벽 테트라포드에도 진입하게 된다. 하지만 그곳을 한 번 다녀온 사람들은 고기를 안 잡아도 좋으니 두 번 갈 곳이 아니라고 했다. 어쨌든 고기보다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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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낚은 호래기와 채비. |
호래기도 오징어와 마찬가지로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기 때문에 미끼고기가 많이 있는 것이 유리했다. 이곳 동백방파제는 전갱이와 전어 새끼는 물론 망상어 새끼도 많아 호래기가 잘 모인다.
한참 동안 감을 잡지 못하던 기자의 채비에도 입질이 왔다. 묵직한 느낌이 들어 슬슬 감았더니 호래기가 에기를 꼭 껴안고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들여다보며 사진을 찍었다.
"아무래도 마릿수가 안 나오는 것은 조류가 죽었기 때문인 것 같네요. 물이 흘러야 호래기도 움직입니다." 폭발적인 조황이 없자 이 씨가 현장을 분석했다.

■탐사가 목적이라
지나치게 낚싯대를 흔들어서도 안 되고, 바닥에 내려놓은 채 방치해도 채비가 걸린다. 적당한 카운트를 해서 입질층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승호 씨는 에기를 초소형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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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씨가 릴을 살살 감아들이고 있다. |
작은 채비로 바꿔서 또 한 마리를 더 올렸다. 시즌 내내 대형 무늬오징어만 잡느라 감을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김 회장도 드디어 호래기를 걸어냈다.
그런데 방파제 끝에서 혼자 낚시를 하던 이 기자가 다가오더니 먼바다를 보고 채비를 던지니 입질이 좋다고 알려주었다. 모두 그쪽으로 몰려갔다. 이 씨는 잠깐 동안 십여 마리의 호래기를 더 잡아냈다.
애초 목적지인 칠암방파제도 한번 가 보기로 했다. 탐사가 목적이니 다양한 포인트를 짚어봐야 했다.
칠암방파제는 평소 많은 낚시꾼이 몰리지만 이날은 의외로 한산했다. 조금 험한 테트라포드 사이를 비집고 내려가서 자리를 잡았다. 열심히 캐스팅을 하고 감아들이기를 반복했지만 조과는 신통찮았다. 물이 가지 않는 것이다. 양산에서 자주 오는 한 루어꾼도 "오늘은 영 아니네요" 하며 서둘러 짐을 챙겨 떠났다.
밤이 점점 깊어지자 추위도 더 엄습했다. 아직 초겨울이라고 생각하고 섣불리 나선 것이 실수였다.
기자는 고작 3마리를 잡았는데 이 씨의 쿨러를 열어보니 30마리가 넘었다. 똑같은 시간에 거의 비슷한 채비로 낚시를 했는데 조과는 10배 차이가 났다. 이것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어쩔 수 없는 벽인가 보다.
조과물을 펼쳐 놓고 사진을 찍는데 어둠 속에서 소형 에기가 유독 밝게 빛났다. 밤바다 칠흑 같은 곳에서 호래기를 홀린 놈의 정체는 바로 형광물질이었다. 반짝이는 것은 늘 유혹적이다.
글·사진=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TIP
·'자연을 닮은' 채비
'자연을 닮은 집'이라는 광고 카피를 들을 때면 왠지 편하고 푸근한 느낌이 든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어색하지 않아서 좋다.
낚시도 자연과 가장 닮은 레저라고 보면 물고기를 유혹하는 최선의 미끼는 역시 생미끼다. 그러나 생미끼의 먹이적 특성만을 연구하여 내놓은 '루어'가 때로는 더 좋은 조과를 기록하는 것은 그것이 가진 자연적 특징을 잘 보여 주기 때문이다.
두족류의 먹잇감인 미끼고기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새우는 톡톡 튀는 성질이 있다. 에기도 새우가 도망치듯 톡톡 튀는 형태를 자연스럽게 연출하면 입질이 무척 빠르다.
에기는 조구사에서 수백 차례 실험을 거쳐 가장 자연스럽게 자연의 한 특징을 흉내내도록 개발되었다. 그래서 잘 만들어진 조구라면 그 자체가 가장 훌륭한 최상의 미끼이다.
동해남부권 루어낚시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타이슨' 이승호 씨는 기장 동백방파제에서 호래기 낚시를 하며 누구나 원줄에 다는 소형 수중집어등을 달지 않았다.
"아무래도 집어등을 달면 에기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습니다. 부력도 맞지 않고요." 이 씨의 조언이 있었지만 집어등의 유혹은 더 강렬했다. 채비가 어디쯤 있는지 알 수 있고, 바닥인지 상층인지 금방 확인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까만 밤바다에서 유독 밝게 빛나는 수중집어등을 보니 이제는 그것만 보였다. 손에 느껴지는 감이나 원줄의 움직임은 도무지 파악되지 않았다.
밝음 하나를 얻고 다수를 잃어버리는 우를 범했다. 나중에야 후회하는 어리석음이 어디 이것뿐이랴. 이재희 기자
·'자연을 닮은' 채비
'자연을 닮은 집'이라는 광고 카피를 들을 때면 왠지 편하고 푸근한 느낌이 든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어색하지 않아서 좋다.
낚시도 자연과 가장 닮은 레저라고 보면 물고기를 유혹하는 최선의 미끼는 역시 생미끼다. 그러나 생미끼의 먹이적 특성만을 연구하여 내놓은 '루어'가 때로는 더 좋은 조과를 기록하는 것은 그것이 가진 자연적 특징을 잘 보여 주기 때문이다.
두족류의 먹잇감인 미끼고기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새우는 톡톡 튀는 성질이 있다. 에기도 새우가 도망치듯 톡톡 튀는 형태를 자연스럽게 연출하면 입질이 무척 빠르다.
에기는 조구사에서 수백 차례 실험을 거쳐 가장 자연스럽게 자연의 한 특징을 흉내내도록 개발되었다. 그래서 잘 만들어진 조구라면 그 자체가 가장 훌륭한 최상의 미끼이다.
동해남부권 루어낚시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타이슨' 이승호 씨는 기장 동백방파제에서 호래기 낚시를 하며 누구나 원줄에 다는 소형 수중집어등을 달지 않았다.
"아무래도 집어등을 달면 에기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습니다. 부력도 맞지 않고요." 이 씨의 조언이 있었지만 집어등의 유혹은 더 강렬했다. 채비가 어디쯤 있는지 알 수 있고, 바닥인지 상층인지 금방 확인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까만 밤바다에서 유독 밝게 빛나는 수중집어등을 보니 이제는 그것만 보였다. 손에 느껴지는 감이나 원줄의 움직임은 도무지 파악되지 않았다.
밝음 하나를 얻고 다수를 잃어버리는 우를 범했다. 나중에야 후회하는 어리석음이 어디 이것뿐이랴.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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