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토크]빨대 꽂아 먹고…팩으로 즐기고… 별난 와인도 있어요
와인은 격식을 갖추고 마시는 술이다. 정돈된 테이블에 앉아 생산지와 생산연도가 적힌 와인 리스트를 보고 주문한다. 크리스털 잔에 와인을 따라 몇 바퀴 돌려 향을 음미한 후 마시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기존의 통념을 깨는 새로운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빨대를 꽂은 미니 와인을 한 손에 든 채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와인 팩의 밸브를 열어 와인을 잔에 따라 마시기도 한다.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이색 와인을 소개한다.
○ 맥주가 아니라 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디스틸러스사가 만든 버니니는 상쾌함과 청량감을 즐길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 원래는 캔과 병의 두 종류였으나 지금은 캔 와인은 나오지 않고 작은 맥주병 스타일만 남아 있다. 저알코올(5%)에 탄산을 함유해 음료처럼 쉽게 마실 수 있는 것이 특징. 새콤달콤한 맛으로 여성들에게 인기다. 간단한 식사에 가볍게 곁들이면 좋다.
○ 싱글족을 위한 미니 와인
375mL의 미니 와인은 ‘싱글족의 와인’으로 불린다. 싱글에게 750mL는 부담스러운 용량이다. 미니 와인은 한두 잔이면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와인 잔이 없을 때도 미니 와인이 유용하다. 손에 들고 맥주처럼 마시면 된다. 노블 메독, 산타리타120 샤르도네, 가토네그로, 블랙타워 등이 나와 있다.
○ 호주산 팩 와인
아침에 빵과 함께 한잔, 퇴근 후 샤워하고 한잔, DVD를 감상하면서 한잔…. 와인을 조금씩 매일 마시는 사람은 남은 와인을 보관하는 게 귀찮을 수 있다. 이럴 때는 팩 와인이 유용하다. 수도꼭지 같은 밸브를 열어 쪼르르 한 잔 따르고 다시 닫으면 자동으로 입구가 막혀 쉽게 상하지 않는다. 가격은 4∼5L 한 통에 2만∼3만 원대. 가격의 부담이 적고 맛도 손색이 없다. ‘렌마노’와 ‘하디 브롱가’가 있다.
○ 빨대를 꽂아 마시는 와인
스페인의 스파클링 와인 ‘프레시넷’은 빨대를 꽂아 마신다. 특히 한 손에 잡히는 200mL짜리는 들고 다니며 마시기 쉬워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다.
○ 돌려 따 마시는 와인
스크루캡 와인은 손으로 따서 마신다. 원래는 장기 보관이 필요 없는 와인에 한해 사용했는데 점점 폭을 넓히고 있다. 호주 등 신세계 와인이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만 프랑스 보르도 샤토 마르고의 세컨드 와인인 파비용 루주 2002년산도 스크루캡을 썼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