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
[테마가 있는 와인] 뒷얘기 알면 와인 이름 안다
石泉
2008. 3. 18. 10:01
[테마가 있는 와인] 뒷얘기 알면 와인 이름 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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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루페졸레(Maison Lupe-Cholet)의 ‘코르통 샤를마뉴 그랑 크뤼’ 화이트 와인은 샤를마뉴(Charlemagne, 742∼814) 대제의 스토리에서 비롯됐다. 카롤링거 왕조의 창시자이자 프랑스 및 유럽 지역 포도재배의 후원자였던 샤를마뉴는 일생 동안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의 유지와 발전에 온 신경을 쏟았던 사람이다.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매일 마실 와인을 아낌없이 나눠 주었고 관리들에게는 포도밭과 저장고에 혁신적인 기술과 방법을 사용할 것을 강력히 명령했다. 샤를마뉴 대제가 미사 도중 영성체 의식 때 자신의 수염을 더럽히지 않을 맑은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 코트 드 본 지역의 코르통 언덕에 화이트 포도품종을 심어 화이트 와인을 즐겨 마시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대제의 관리 하에 고급 화이트 와인을 양조하던 ‘코르통’ 언덕에서는 오늘 날까지도 그의 이름을 따와 명명한 부르고뉴 최고의 화이트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와인명산지 토스카나 지방에는 손꼽히는 와인 명가 ‘아비뇨네지’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13세기 로마 가톨릭의 교황권이 쇠퇴한 이후 교황청은 로마에서 프랑스 남부 아비뇽으로 옮기게 된다. ‘아비뇽 유수’는 수십년 간 계속되어 교황 클레멘스 5세가 1309년 아비뇽으로 거처를 옮긴 후 1377년 교황 그레고리 11세에 이르러서야 교황청이 다시 로마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 때 아비뇽의 몇 몇 귀족들이 교황을 따라 로마로 들어왔고 이탈리아인들은 아비뇽에서 온 이들을 ‘아비뇨네지’라는 별칭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아비뇨네지’들 중에 가장 큰 귀족가문이 교황청의 관리와 보호 하에 미사용 와인을 양조하기 시작했는데 훗날 이 가문은 세 갈래로 흩어져 각각 로마, 시에나, 몬테풀치아노 지역에 자리잡았다. 그 중 몬테풀치아노 지역의 ‘아비뇨네지’ 가문이 바로 오늘날 아비뇨네지 와이너리를 이끌고 있는 팔보 일가의 선조다. /hongsc@fnnews.com 홍석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