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마이클 잭슨 울린 백반증

石泉 2008. 7. 4. 11:36
마이클 잭슨 울린 백반증
노출의 계절, 내놓고 말 못하는 '백색 얼룩'
한국인 약 40만명 고통 비전염성 피부병
초기 진단 땐 완치율 높아...자외선 피하고 꾸준히 치료 받아야

최근에 시술되고 있는 엑시머레이저는 정상피부에 손상을 주지 않고 백반증 부위에만 선택적 치료가 가능해 효과가 빠르고 정확하다.
여고생 P양은 요즘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목덜미에 동그란 모양의 흰색 반점 때문이다. 흰색 반점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고 있어 불안하기만 하다. 이러다가 얼굴이나 다른 곳으로 퍼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으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았더니 백반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 팝의 제왕 괴롭힌 흰색 반점

백반증은 피부색소인 멜라닌 세포가 후천적으로 파괴돼 없어지면서 피부에 백색 반점이 생기는 질환이다. 팝의 제왕인 마이클 잭슨도 백반증 환자로 알려져 있다. 얼굴의 백반증 증상이 심해 치료보다는 정상적인 검은 피부를 흰색으로 탈색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세계 최정상의 스타를 끈질기게 괴롭힐 정도로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 백반증이다. 그러나 10여년 전에 비해 현재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백반증이 희소 난치병이지만 치료 성과는 당시와 크게 차이가 난다.

고운피부과 남포점 이흥렬 원장은 "백반증은 단기간 내 치료되기 어렵고 최소 6개월 이상 장기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어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최근에 엑시머 레이저 시술법이 소개되면서 훨씬 빠르고 정확한 치료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피부 멜라닌 세포 소실로 발생

백반증은 국내 전체 인구의 약 1%에서 발병한다. 신생아에서부터 팔십 노인에 이르기까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데 10~30세에 유병률이 가장 높다. 백반증의 증상은 어느날 갑자기 얼굴 손발 목 몸통 등 온몸 부위에서 백색 반점이 나타나는데 한 두개로 시작해 점점 주변으로 퍼진다. 반점의 크기도 커지며 때로는 눈썹이나 머리카락이 하얗게 탈색되기도 한다.

원인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면역체계 이상으로 멜라닌 세포가 파괴된다는 설이 현재까지 유력하다. 백반증이 생긴 부위에 상처가 났다든지, 화상을 입었을 때 발병하는 경우가 잦다. 또 정서적인 충격이 있거나 임신, 출산, 수술, 사고, 기타 질병 등의 요인들이 백반증의 발병과 관련이 있다. 특히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되는데 약 30%에서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그러나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에 의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전염병은 아니다.

백반증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평소 피부 상태를 유심히 살펴보고 전에 없던 하얀 반점이 보이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일단 발병한 뒤에는 무엇보다 자외선 노출에 주의해야 한다. 백반증 피부는 멜라닌 색소가 없기 때문에 자외선 방어능력이 없어 정상피부에 비해 일광화상을 입기 쉽고, 증세가 악화될 수도 있다.

· 엑시머 레이저 치료효과 좋아

백반증이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여기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잘못된 의학상식 때문에 치료를 시도하기도 전에 포기하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멜라닌 세포가 다 죽지 않은 초기에 치료에 임하면 완치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백반증의 간단한 치료는 발병 부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서 햇빛에 자극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정상 피부가 더 검게 타는 것을 막아서 백반증 부위가 눈에 잘 띄는 것을 막아준다.

그동안 약을 먹거나 바르고 파장이 긴 UVA 자외선을 쏘이는 PUVA 광화학 요법이 주로 시행됐다. 1년에서 1년 반까지도 걸리는 굉장히 꾸준한 치료를 요하기 때문에 중간에 낙오하거나 포기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 소개된 엑시머 레이저로 백반증을 한결 빠르고 정확히 치료할 수 있게 됐다. 기존의 PUVA 치료의 단점이었던 선택적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완해 정상피부에는 손상을 주지 않도록 한 치료법이다. 피부 깊숙이 자리한 멜라닌 세포만을 자극해 활성화해 주는 치료법이다.

무엇보다 엑시머 레이저의 최대 장점은 치료효과가 빨리 나타난다는 점이다. 개인 차가 있지만 빠른 효과를 보는 사람은 6~12회의 적은 횟수의 치료만으로도 백반 부위에 피부색이 다시 침작되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또 백반증 이외에 건선이나 튼살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ilbo.com

도움말=고운피부과 남포점 이흥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