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

전세계 150여종… 어떤 와인을 아시나요?

石泉 2011. 6. 10. 14:38

전세계 150여종… 어떤 와인을 아시나요?
박찬일의 와인이야기


당신이 가장 최근에 마신 와인의 품종을 기억하는가.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산조베제, 샤르도네…. 아마 5, 6종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지구상에 상품화된 와인의 품종은 150종 정도다. 품종의 편식이 매우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위에 언급한 품종이 와인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마셔볼 기회를 잃고 있다.

 

와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하늘의 별만큼 다양한 맛’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는 그 기회를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때 스페인산 프티 베르도 품종 100% 와인이 수입됐다. 이 품종은 메도크 지방에서 생산되는 고급 와인에 소량 블렌딩되는 특이한 맛을 보인다. 당도가 높고 소출이 적은 대신 와인의 품질을 크게 높여준다. 그런데 워낙 특이한 품종이다 보니 국내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다양성은 당신의 와인 세계를 깊고 풍요롭게 해준다. 어떤 품종이 이런 갈증을 채워줄 수 있을까.

 

우선 남부 프랑스 품종이다. 론 와인에 들어가는 그르나슈·카리냥 같은 품종이 랑그도크 등지에서 100% 양조로 출시된다. 와인숍에서 구할 수 있는데 토속적인 맛을 내며 후추나 열대 양념,  진한 과일향이 독특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피노타지라는 품종도 주목할 만하다. 진하면서 유연한 잡종으로 남아공 와인의 주품종인데 국내에서는 아직 낯설다.

 

이탈리아에도 희귀한 품종이 많다. 북부의 테롤데고라는 품종은 한국에 딱 한 종 들어와 있다. 부드럽고 섬세한 맛이 좋다.

 

남부 시칠리아의 네로 다볼라는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는데 후추와 감초 같은 맛을 지닌 이국적 성격이다.

 

칠레의 독자적 품종인 카르므네르도 최근 인기 있다. 고추처럼 톡 쏘는 맛이 있으며 값이 싼 데다 어느 제품을 골라도 고른 맛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르헨티나의 말벡 역시 유명세를 얻고 있는데, 원래는 프랑스 보르도의 품종이다. 이 와인은남부 프랑스에서도 생산된다. 두 나라 품종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겠다. 캠벨 얼리 품종으로 만드는 국산 샤토 마니 와인도 독자적인 품종의 특성을 보여준다. 편견 없이 마셔볼 만한 와인이다.  

 

화이트 와인은 샤르도네와 소비뇽블랑의 편식이 특히 심하다. 독일 리슬링은 최고의 품종인데 한국에서는 기를 못 편다. 석유 같은 독특한 향이 일품이다. 호주산 리슬링도 개성 만점이니 테이스팅해볼 것을 권한다.

 

게뷔르츠트라미너 같은 품종도 독일과 프랑스산이 유명하다. 감기 시럽 같은 맛이 매혹적 이다. 이탈리아 것으로 나폴리 인근의 화이트 와인이 맛있는데, 팔랑기나 품종이 지명도가 있다.

 

이 밖에 프랑스산으로 국제적으로도 만들어지는 슈냉 블랑 품종도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