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훈련,무엇이 문제인가?
자,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마라톤기록이 좋아지겠는가. 마라톤훈련이 기록향상의 관건이라면 실제로 어떻게 훈련해야 42.195km를 더 빠른 시간에 완주할 수 있는가. 어떤 수준의 마라토너이건 그 관심순위 1위는 기록향상이다.이런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 문제는 나중에 논의하기로 하고 ,어쨌든 기록을 앞당길 수 있는 훈련이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 일단 관심의 대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왼쪽 사진;2008두바이마라톤 주로의 하이레 게브르셀라시에]
여기서 이런 마라톤훈련에 관한 논의는 마스터스의 한사람인 내 체험을 바탕으로 논리를 구성하고자 한다.물론 다른 유명한 마라톤 코치들이나 엘리뜨 선수출신의 감독들이 주장하는 마라톤훈련의 이론과 방법,그리고 조언들도 되도록 긍정적 입장에서 참고했다. 그러나 그것들은 참고자료 이상의 그 어떤 것도 될 수는 없었다. 이런 점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마라톤이 어떤 면에서 보면 지극히 개인적 운동인 것처럼 그 훈련도 철저히 개인화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즉 마라톤훈련은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이론과 방법일 때 가장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마라톤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기록 이야기를 더 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이런 순으로 시작하는 것은 필자의 다른 의도가 있어서 그런 것이니 양해하기 바란다.나중에 저절로 그 까닭은 이해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2008년2월현재 2시간04분26초 미만의 시간으로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마라톤기록 , 즉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가 될 수 있다.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면 2시간15분25초 미만의 기록이 필요하다.이런 기록으로 완주하면 2008년2월현재의 여자마라톤 세계기록을 깰 수 있다.
[사진;2007뉴욕마라톤의 폴라 래드클리프.2:23:09의 기록으로 1위]
모두 알고 있다시피, 남자마라톤 세계기록자는 에티오피아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1973년생,PBR;2007베를린마라톤2:04:26),그리고.....여자마라톤 세계기록자는 영국의 폴라 래드클리프(1973년생,PBR;2003런던마라톤2:15;25)이다. 우연인지 이 두 남,여 마라톤 세계기록자는 같은 1973년생이며 둘다 같은 30대초반 연령대에서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폴라 래드클리프가 세계기록을 세운 당시의 나이는 30세,하일레 게브로셀라시에의 세계기록 작성 당시의 나이는 34세였다. 기록목표 없는 마라톤훈련은 계획대로 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성과도 기대할 수 없다.이런 점은 처음부터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훈련에 앞서서 기록목표를 명확히 하고 구체화하라는 뜻으로 읽어주면 좋겠다. 시분초로 된 숫자목표 즉,서브-4:00나 서브-3:30 또는 서브-3:00나 서브-2:30 같은 목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엘리뜨 선수라면 서브-2:10 또는 서브-2:05 같은 목표가 필요할 것이다.
[사진;2006로테르담마라톤의 사미 코리르]
2008년2월현재 서브-2:05 기록을 가진 선수는 전세계에서 3명 뿐이다.앞서 말한 에티오피아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와 케냐의 폴 터갓(1969년생,PBR;2003베를린마라톤2:04:55)그리고 같은 케냐의 사미 코리르(1971년생,PBR;2003베를린마라톤2:04:56)등 3명이다. 서브-2:15 기록을 가진 여자마라토너는 아직 한명도 없지만, 서브-2:20 기록자는 8명이나 된다.앞서 말한 영국의 폴라 래드클리프와 케냐의 캐서린 은데레바(1972년생,PBR;2001시카고마라톤2:18:47), 일본의 노구치 미즈키(1978년생,PBR;2005베를린마라톤2:19:12), 미국의 디나 캐스터(1973년생;PBR;2006런던마라톤2:19:36), 중국의 순 잉지에(1979년생;2003베를린마라톤2:19:39), 일본의 요코 시부이(1979년생,PBR;2004베를린마라톤2:19:41), 일본의 다카하시 나오코(1972년생,PBR;2001베를린마라톤2:19:46), 중국의 저우 춘슈(1978년생,PBR;2006서울마라톤2:19:51) 등 8명.국적별로는 영국,케냐,미국이 각각 1명씩이고 일본 3명,중국 2명등을 합해 모두 8명이다.
[오른쪽 사진;2007도쿄마라톤의 노구치 미즈키]
이 뿐만 아니라 참가할 대회의 순위목표도 있어야 할 것이다.나는 마스터스라면 남,여 마스터스 모두 연령 또는 연령대별 순위목표를 가질 것을 권하고 싶다.육상종목 뿐만은 아니겠지만, 연령별 핸디캡은 있어야 공평한 것 같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는 말은 나이 든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말이기는 하겠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과장된 광고"워딩"일 뿐이다. 마라톤 기록측정에서 남,여의 구분이 차별이 아니듯,연령 또는 연령대별로 구분, 순위를 내는 것도 차별이 아니라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된다면,예컨데 62세나 67세 혹은 60대초반이나 60대후반의 연령대별 세계기록보유자 아니면, * "란나스"(일본의 대표적인 러닝전문 잡지;필자註)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아예 1년 단위로 ...59세,60세,61세,...등등으로 나이별 전국기록 랭킹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
[왼쪽 사진;디나 캐스터]
물론 이 랭킹은 현재의 연령 혹은 연령대별 개인최고기록(PBR) 랭킹이 아니라 PBR 작성시점의 연령 혹은 연령대별을 기준으로 통시적 세계 또는 전국랭킹을 매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면,1970년생인 이봉주 선수가 PBR2:07:20을 작성한 시점은 그가 30세 때인 2000도쿄국제마라톤에서였다.이 기록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사람이 작성한 마라톤기록 가운데 최고기록이다.이 기록을 능가하는 기록이 세워지면 우리는, 그 신기록을 작성한 선수의 나이는 생각하지 않고 전국최고기록이 경신됐다고 한다.마침 신기록 작성당시의 그 선수 나이가 30세였다면, 30세 전국랭킹 1위도 경신된 것이다.
 [사진 왼쪽부터;순 잉지에,저우 춘슈]
그러나 신기록 시점현재 그 선수 나이가 28세라면 28세 랭킹 1위와 최고기록이 경신된 것이기는 하지만 이봉주가 작성한 30세 최고기록을 경신한 것은 아니다.그 선수가 2년 뒤 30세가 된 다음 2:07:20 미만의 기록을 또 작성해야 30세 최고기록이 경신된다. 현재 *세계육상연맹(IAAF;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thletics Federations)에서는 육상종목의 세계기록을 남,여 구별만 해서 발표하고 있다.아직 연령별로 구별하여 기록발표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는 엘리뜨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며 마라톤을 포함한 육상에서 연령별 핸디캡이 없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즉 연령별 핸디캡을 둔 기록랭킹을 발표하지 않고 있을 따름이지 핸디캡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마스터스 마라톤을 포함한 마라톤 일반의 육성과 발전을 위해서라면 1살 단위 또는 5살 단위의 연령 혹은 연령대별 세계랭킹 또는 전국랭킹발표가 필요할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마라톤과 같은 장년층이 선호하는 스포츠종목에서는 연령별 핸디캡을 둔 순위발표야 말로 그 종목의 진흥,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야기가 옆길로 나갔지만 어쨌든 연령 또는 연령대별 순위목표도 세우고 마라톤훈련을 하면 더 뚜렸한 목표의식과 함께 더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이미 환갑을 지난 나이,예컨데 65세의 마스터스 마라토너라면 65세 혹은 60대후반의 세계랭킹이나 전국랭킹에서 10위권 내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마라톤훈련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왼쪽 사진;에드 휘틀락] 캐나다의 에드 휘틀락(Ed Whitlock,1931년생,PBR;1979마라톤2:31:23)은 48세이던 1979년,개인최고기록(PBR) 2시간31분23초를 작성했다. 그러나 48세 혹은 40대후반 연령대에서 작성된 그 기록이 그 연령 혹은 그 연령대 세계랭킹 몇위인지 혹은 캐나다 전국랭킹 몇위인지는 지금도 알 수가 없다.(비교할 다른 기록들이 있었겠지만 남아있는 자료가 없어서 순위를 매길 수 없는 것이다.그러나 그 나이의 기록으로는 드물게 뛰어난 기록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는 73세 때인 2004년,토론토워터프론트마라톤에서 *2시간54분48초의 70대초반 연령대 캐나다 1위 기록과 함께 같은 연령대의 세계최고기록을 작성했다.(공식발표는 아니지만,이 70대초반 이후 연령대에서 마라톤 완주기록이 서브-3:00 인 사람은, 그 당시도 에드 휘틀락이 유일한 기록자이었지만, 2008년2월현재까지도 그를 제외하면 전세계에서 아무도 없다.)
[왼쪽 사진;2007충주마라톤 출발에 앞서 스트레칭 중인 이광택씨.이 사진을 클릭하시면 2007충주마라톤대회 화보 슬라이드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60대초반 서브-3:00 기록자는 *이광택(1944년생,PBR;2004스포츠서울마라톤2:54:39)씨와 *윤용운(1943년생,PBR;2005춘천마라톤2:59:47)씨,*김서규(1943년생,PBR;2006경주오픈마라톤2:59:00)씨등 3명이다. 2008년2월현재 아직 60대후반(65세~69세) 서브-3:00 기록자는 없다.(만일 2008년 3월에 열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윤용운,김서규씨등 2명이나 다른 60대후반 러너 가운데 누군가가 서브-3:00 기록을 세운다면 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65세이상에서 첫 서브-3:00 기록자가 된다.동시에 그는 65세이상마라톤 전국랭킹 1위 기록자가 될 수 있다.
[왼쪽 사진;윤용운씨]
마라톤에서 기록향상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고도의 집중력이다. 마라톤을 '펀런(fun run)' 또는 '문화'행사이어야 한다거나 '축제' 가 돼야 할 것이라는 말에 귀를 기우릴 필요가 없다. '펀런'이나 '문화' 또는 '축제'라는 말은 마라톤을 아름답고 친숙한 이미지로 장식하는 용어법이기는 하지만 마라톤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갖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 마라톤이 대표적 지구력스포츠라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것이다.'문화' '축제' '펀런' 등 이런 용어법을 구사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뭔가 마라톤을 오해하고 있거나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말을 바꾸면 마라톤에 열정을 가진 '러너'라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용어들 축제,문화,펀런 등등이다. 이들 가운데는 어떤 사람들은 '마라톤 정신을 기업경영에 접목'한다고 하면서 공개적으로 *마라톤을 기업경영의 수단으로 이용한다. 이들은 마라토너가 아니거나 마라토너 흉내만 내고 있는 사업가들일 경우가 많다.이른바 '마라톤 경영'이라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마라톤에 대한 열정은 물론, 본인들은 부인하겠지만,본질적으로 상업적이며 처음부터 이윤동기로 부터 나온 것이다. 마라톤에 대한 열정은 돈으로 사고팔고 할 성질이 아니다.마라톤은 또한 상업적 이득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장려해야될 스포츠는 더욱 아니다. 나는 건강을 위해 마라톤을 한다는 사람들이 별로 좋게 보이지 않는다.마라톤 이외의 세속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보면서 마라톤 정신을 훼손하기 때문이다.마라톤은 건강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건강이야 말로 마라톤을 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 같은 것이 아닌가. 마라톤 기록이 아닌 건강이나 마케팅 또는 홍보 등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레이스에 집중할 뜻이 없거나 근본적으로 마라톤에 관심과 열정이 없는 사람들로 볼 수 밖에 없다.이들은 마라톤 기록목표가 아예 없거나 있다고 해도 그 달성의지가 박약한 사람이다. 제대로 된 마스터스라면 이들을 닮을 이유가 전혀없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즐겁게 달리면,즉 '펀런'하면 기록이 좋아진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도 있다.그러나 객관적으로 '펀런'이라는 뜻이 애매한 만큼 이해하기 곤란한 주장이다.'펀런'이라는 개념 자체가 주관적 판단이 들어가 있다. 어떤 상태의 '런(run)'을 '펀(fun)'하다고 하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자면 km당 4분속도(앞으로는 그냥 '4분속도'로 표기합니다;필자註)로 달리는 것을 즐겁다고 하는가 아니면 5분속도로 달리는 것을 즐겁다고 하는가.달리는 속도가 '펀런'을 판단하는 기준이라면,물론 사람에 따라 이 기준도 달라지지만,그래도 어느정도는 이해가 된다. 분명히 사람에 따라서 펀런하는 속도,즉 즐겁게 달릴 수 있는 속도는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나는 컨디션이 좋을 때 5분속도의 달리기는 아주 즐겁다.물론 그것도 10km 이상이 되면 그렇지도 않지만 말이다. 그러나 서브2:30 마라토너(마라톤풀코스를 2시간30분 미만의 시간에 완주하는 엘리뜨급 마라토너;필자註)라면 5분속도는 좀 지루하고 4분속도가 더 즐거울지 모르지만,짐작컨데 3분속도면 확실히 괴로울 것이다.(3분속도로 마라톤 42.195km를 달리면 2시간06분35초가 걸린다.마라톤을 이 시간에완주할 수 있는 우리나라 사람은 아직 없다. 이 시간은 또 인류역사상 23번째로 빨리 달린 마라톤기록과 같다.)
[왼쪽 사진;김서구씨가 2006년10월29일 열린 경주오픈 풀코스를 2시간59분00초에 완주,생애 첫 서브-3:00를 달성한다.]
이처럼 달리는 주체인 사람에 따라서 즐겁게 달릴 수 있는 속도가 다르지만, 달리는 환경에 따라서도 그 즐겁다는 정도가 다를 지 모른다.말하자면,상대적 '펀런'이 존재할 수 있다. 본론으로 돌아가자. 이런 '펀런'을 하면 기록향상에 도움이 되겠는가. 마라톤을 한번 해보겠다고 이제 처음 마음먹은 사람들에게는 안된 말이되겠지만, 이는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많다.속도를 낮춰서 달리면 기록이 더 좋아진다고 하는 주장은 전제조건이 필요한 주장이다. 천천히 오래 달리기라는 *LSD훈련(LSDT;Long Slow Distance Training)이 효과를 보려면 어느 정도의 속도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펀런'을 의식하면서 무조건 천천히 달리면 어떤 결과가 되겠는가. 그런 훈련을 매일 계속하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기록이 점점 처지고 말 것이다.일상적으로 천천히 달리다보면 점점 더 늦은 속도에 몸이 적응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라톤 완주를 위해 연습을 시작한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되지만, 기록향상을 목표로 마라톤훈련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지구력 개발도 제대로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특히 끝까지 빠른 페이스로 완주할 수 있는 힘,즉 스피드지구력 개발에서는 퇴행하는 훈련이 될 것이다. 천천히 즐겁게 달리면 기록은 후퇴한다.마라톤훈련에서 즐거움을 추구하는 한 기록향상의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작성자;thto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