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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의 자리에 빠지지 않는 술 샴페인. 톡톡 터지는 거품과 독특한 향이 나는 이 사랑스러운 와인은 우연히 발견됐다.
17세기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수도사인 동 페리뇽이 지금과 같은 코르크 마개와 유리병을 도입하면서 널리 사랑받게 된다. 그는 수도원 지하 저장고의 와인이 갑자기 터지면서 분출하는 것을 보고 샴페인을 고안하게 됐다고 전해진다.
그전까지 그 지방의 농부들은 스스로 터지는 와인병을 보고 ‘악마의 와인’이라며 두려워했다. 물론 병이 폭발한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었다. 와인은 발효하면 알코올과 동시에 거품이 생긴다. 이 거품이 갇혀 있는 병 안에서 폭발할 수밖에 없었던 것. 그래서 와인은 보통 미리 발효를 마쳐서 거품을 제거한 후 병입한다.
동 페리뇽 수사는 이런 발효의 특성을 역으로 활용, 병 안에서 발효가 이루어져서 거품이 생기도록 해 세계 최초의 샴페인을 만들었다. 그는 병뚜껑이 날아가지 않도록 코르크를 도입하고, 끈으로 묶었으며 압력에 의해 쉽게 깨지지 않도록 무겁고 두꺼운 병에 샴페인을 담았다.
그것이 이 지방의 불어 이름인 샹파뉴이며, 영어식 발음인 샴페인(Champagne)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지금도 샴페인은 철사로 고정되어 있으며, 병은 일반 와인에 비해 두 배 정도 무겁다. 그가 깨진 병 안에서 거품으로 부글거리는 와인을 시음한 후 남긴 “나는 지금 별을 마신다”는 말은 지금도 샴페인의 특성을 설명하는 좋은 일화가 되고 있다.
병 안에서 발효시키는 샴페인 제조법은 프랑스는 물론 이웃 나라에도 전해졌다. 스페인의 카바, 이탈리아의 스푸만테가 오랫동안 만들어졌고, 최근에는 미국곂A?등의 나라에도 크게 퍼져 나갔다.
그런데 샴페인이란 명칭은 오직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한 샴페인에만 붙일 수 있다. 그러니까 제과점에서 축하주로 파는 과일맛 무알코올 음료는 샴페인이 아닌 것이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지리적 표시제의 일종으로 존중해주어야 한다. 일본이 ‘기무치’를 만들어 수출하면서 김치의 원조인 양 하는 것에 불만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샴페인은 식전주와 가벼운 전채요리에 잘 어울린다. 보통 샴페인은 달콤한 술로 알려져 있지만 대다수는 달지 않은 ‘드라이’한 맛이다. 효모가 들어 있어서 구운 빵이나 견과류의 향이 난다. 복숭아, 배, 사과, 말린 오렌지 같은 과일향도 많이 나며 오랫동안 거품이 지속되는 제품이 인기 있다. 샴페인으로 가장 유명한 회사는 모에 샹동이며 이 회사에서 동 페리뇽을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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